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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일은 초인간』 소설가 김중혁 "내 초능력은 지치지 않는 호기심"

  • 자이언트북스
  • 날짜 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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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백수진 기자]

TV·일러스트·유튜브까지 섭렵… 신작 '내일은 초인간' 펴내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202가지나 되다니…. 김중혁(49) 소설가는 요즘 '소설을 읽는 202가지 이유'라는 주제로 매주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고 있다. '소설을 왜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소설을 읽어야 제가 먹고살 수 있으니까요"라고 답할 순 없어 고민하기 시작했다. '소설을 읽으면 잠이 잘 온다' 같은 능청스러운 답변부터 '소설은 모르는 상태로 함께 가는 여정이다' 같은 진지한 고민까지 오간다.

김중혁은 '그냥 '유니크'(unique·독특한)는 부족한 것 같고, 장난기 있는 '유니크'를 표현하고 싶어서 '크크' 하는 웃음소리를 섞어봤다'고 했다.
'내일은 초인간'은 2권의 시리즈물이다. 1권 제목은 '유니크크한 초능력자들'.
김중혁은 "그냥 '유니크'(unique·독특한)는 부족한 것 같고, 장난기 있는 '유니크'를 표현하고 싶어서 '크크' 하는 웃음소리를 섞어봤다"고 했다. /김지호 기자


다재다능한 소설가로 유명하다. 일러스트레이터·웹디자이너로도 일했고, 팟캐스트 '빨간책방', 토크쇼 '대화의 희열' 등 여러 방송에도 출연했다. 유튜브도 영상 제작 및 편집까지 직접 한다. 애니메이션, 타임랩스 영상, 3D 펜으로 건물 만들기 등등 형식도 다양하다. 22일 만난 김중혁 작가는 "창작하는 일은 뭐든지 관심이 있어서 취미 삼아 영상을 조금씩 만들어왔다"면서 "조회 수가 적어서 상심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제가 시작은 많이 하는데 끈기가 별로 없어요.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삼십 가지 정도는 생각해놨는데 202번째까지는 못 갈 가능성이 큽니다."

유쾌한 실험을 즐기는 그는 최근 초능력자에 관한 소설 '내일은 초인간'을 냈다. 팔을 길게 늘이는 능력, 세상의 모든 한숨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 날짜만 대면 무슨 요일인지 바로 알려주는 능력 등등…. 쓸데없어 보이는 초능력을 지닌 이들의 모험담이다. 김중혁은 "평소에도 초능력에 관심이 많아서 거대한 초능력 말고 자잘한 초능력을 하나씩 써뒀는데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 '엑스맨' 시리즈를 보면 다른 이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초능력자들이 나오잖아요. 한편으로는 초능력이기도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장애이기도 하거든요. 심지어 '엑스맨'처럼 대단한 초능력을 가진 것도 아닌데 차별받는 아이들의 아주 작은 초능력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었어요."

초능력인지 무능력인지 애매한 능력을 지닌 이들은 과잉 개체를 도태시키기 위해 동물들을 싣고 가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습격하기로 한다. 그는 "미래의 도시 풍경과 거주 형태까지 완전히 바꿔버릴 것 같아 자율주행 자동차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현대자동차가 주최한 관련 행사까지 찾아갔다고 한다. "끝나고 연구원 분께 '강도가 자율주행차를 급습하면 어떻게 되나요?' 물어봤더니 굉장히 당황하시더라고요. 아직 기술이 정착되지 않아서 해킹이나 습격에 대해선 연구된 사례가 없대요. 그래서 '잘됐다! 그럼 내 마음대로 써도 되겠다!' 했죠."

'내일은 초인간'은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 서재'를 통해 먼저 연재했다. 소설 시장이 위축되고 연재처가 하나둘 사라지면서 작가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것이다. 김중혁은 "작가들의 생존 방식이 다양해지면 좋겠고, 실패하더라도 시도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작은 신호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4년 전 블러썸 크리에이티브에서 시작한 작가 매니지먼트 사업도 그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작가들의 강연·행사 등 일정 관리와, 작품을 영화·드라마·웹툰 등으로 만들 수 있도록 2차 저작권을 관리한다. 현재 그를 비롯해 김영하·편혜영·김금희 등 유명 작가들이 소속돼 있다. "영화화하기에 좋은 작품들이 있어도 작가 혼자 알리고 다닐 순 없으니까, 2차 저작권이나 해외 출판을 누군가가 도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제안했죠. 최근 넷플릭스에서도 정세랑의 소설을 영상화했는데, 저는 이걸 계기로 그분이 세계적 작가가 되길 기대해요. 그러다 보면 한국어 독자들만 읽는 협소한 국내 소설 시장도 확장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쯤 되면 김중혁도 초인간이 아닐까 싶은데, 자신은 평범한 사람이라며 손을 내젓는다. "누구나 살짝 다른 능력을 갖고 있는데, 억누르면서 살다 보니 표현을 안 할 뿐이죠. 제가 가진 능력이라면 지치지 않는 호기심? 20년 동안 작가를 하고 있는데 아직도 쓰고 싶은 게 많은 걸 보면 이건 타고난 능력 같네요."

기사원문 링크 :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23/2020072300138.html?utm_source=urlcopy&utm_medium=share&utm_campaig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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