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에게 가면] 진부책방 스튜디오 북토크 인터뷰!!
2022년이 얼마 남지 않은 12월, 추운 겨울.
합정역에 위치한 진부책방 스튜디오에서는 『내가 너에게 가면』 설재인 작가님의 북토크가 열렸습니다.
진부책방지기 민병훈 작가님께서 사회자로 참여해주셨어요.
#1
민병훈 작가: 장편소설 출간 후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설재인 작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고요. 저는 책이 나올 때마다 목숨 하나가 더 생겼구나 생각하며 삽니다. 게임할 때 목숨 하나 생기는 것처럼 그런 느낌으로 살고 있습니다.
#2
민병훈 작가: 『내가 너에게 가면』 이야기 속 여러 가지 흥미로운 소재 중에 저승사자 이야기가 특히 흥미로웠는데요. 저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그런 환상성이 이 소설의 매력을 풍부하게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했었어요. 사실은 이것이 소설 안에서 설득력을 갖기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설재인 작가: 일단 외할머니라는 캐릭터가 어디서 나왔는지는 작가의 말을 보시면 아실 수 있으실 거고,
저승사자 같은 경우는 어디서 출발했는지 생각해보니까 뿌리를 알았어요. 제가 전에 sf 계간지 편집자로 일을 했었는데, 시아란 작가님이 계셨어요. 작가님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저승 최후의 날』이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을 읽고 저승사자 라는 소재를 이렇게도 쓸 수 있네? 생각했었죠.
사실 소설을 읽으면서 그런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솔직하게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는 없기 때문에. 아마 그 작품이 제 마음에 남았나봐요. 물론 같은 ‘저승사자’이지만 성격도 다르고 다 다르지만, 그 책에서 뿌리가 나오지 않았나 이 질문을 듣고 떠올려보니 그렇네요.
민병훈 작가: 저희가 콘텐츠들을 통해 접하는 저승사자의 이미지가 있는데, 『내가 너에게 가면』 속에서는 조금 달랐다고 생각해요. 재미있기도 하지만 소설을 읽는 중에도 분위기를 환기시켜주기도 하는? 느낌이었어요.

#3
민병훈 작가: 그리고 저는 이 소설의 모든 인물들이 굉장히 중요하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했어요. 소설 속에 여러 가지 가족의 형태들이 있잖아요? 그걸 보면서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 보호 지대? 같은 것을 떠올려 봤어요. 예를 들면, 성주도 종옥과 한 핏줄이 아니에요. 특별한 가족에 대해서 쓴 이유가 있으신지 궁금해요.
설재인 작가: 이유가 있어요. 첫 번째로는 돌봄 교실에서는 이것이 현실이기 때문이에요. 이런 형태의 가족이 굉장히 많고 사실 대다수이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가족을 그리는 것에 대해서 어렵거나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깊이 들어가서 또 한 가지는 저의 데뷔작부터 보시면 저는 사실 가족을 잘 믿지 않는 편인데요. 그리고 핏줄로 연결된 가족끼리의 나쁜 점도 잘 알고 있고요. 그렇게 살아오다가 나이가 들어가며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되면서 오히려 이들에게서 얻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가족의 형태를 붕괴시킨다면 훨씬 더 삶이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것들을 많이 시도해보고 있는데, 실패한 소설도 있고 성공한 소설도 있어요. 『내가 너에게 가면』 같은 경우는 성공한 소설이겠죠?
민병훈 작가: 평상시에는 가족의 형태에 대해서 고민하는 경우가 크게 없죠. 작가님의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아요.
#4
민병훈 작가: 지금 드리는 질문은 많이 받아보셨을 것 같은데, 『내가 너에게 가면』 속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혹은 마음이 가는 인물이 있으신가요?
설재인 작가: 맞아요 이 질문은 많이 받아봤어요.
민병훈 작가: 어떤 작가님은 북토크 하실 때마다 다른 인물을 말씀하시더라요.
설재인 작가: 북토크를 그렇게 많이 하시다니...! (부러움의 눈길) 저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어요.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정사자인데요. 아까 말씀하셨다싶피 매우 감초 같은 인물이에요. 이런 인물은 제가 쓰려고 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거든요. 제가 한 줄로 넣은 대사 중 “자살한 사람만 저승사자가 될 수 있어”라는 대사가 있어요. 사실 이게 굉장히 슬픈 사연이잖아요? 여기서도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인물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되게 따뜻한 인물이기도 하죠. 그래서 정사자에게 마음이 많이 갑니다.
민병훈 작가: 저는 그런 생각도 했어요. 정사자 외전 나왔으면 좋겠다?

#5
민병훈 작가: 소설 속 인물을 만드실 때 가장 신경쓰시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설재인 작가: 소설에서 인물을 만들 때 신경쓰고 싶지 않은데 저절로 되는 한 가지가 있고요.
일부러 신경을 쓰는 게 하나 있어요. 우선, 저절로 되는 것은 제 소설의 인물들은 항상 부지런합니다. 그 이유는 제가 플롯을 정하지 않고 쓰기 때문에 인물들이 바쁘지 않으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아요. 그리고 일부러 신경을 쓰는 부분은 대사가 우스워지지 않도록 많이 신경쓰고 있어요. 안 웃긴데 왜 웃기다고 하지? 이런 거요.
『내가 너에게 가면』 진부책방 인터뷰 中
다음 포스트에서 계속됩니다.
– 자북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