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식물들이 저 밖으로 못 가는 이유가 뭘까?"_『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이 공격적인 덩굴들조차도 숲의 경계를 절대로 넘어가지 않았다.
작물만이 숲을 넘어 퍼져 나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덩굴들도 마찬가지였다.
순식간에 숲을 점령했지만 이 숲 너머로는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맹렬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식물들.

"식물들이 저 밖으로 못 가는 이유가 뭘까?"

내 질문에 하루가 대답했다.

"여기가 축복받은 숲이니까 그렇지."

"그럼 누가 그 축복을 내리지?"

그렇게 묻고 보니 이상하게도 어떤 답이 떠올랐다.

레이첼.
정말로 레이첼이 이 숲에만 어떤 마법을 적용한 걸까?"

_『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